콜롬비아 칼리(Cali)의 아과블랑카(Aguablanca) 지구는 1970년대 하천을 인공 배수로로 돌리면서 토지가 황폐화되고, 비공식 정착지 확산과 환경 단절이 심화된 지역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배수로는 ‘동부의 상처(Scars of the East)’라 불리며 도시의 균열을 상징했다.
오리엔테 대로 프로젝트는 4만7천961㎡ 규모의 구간을 재생해, 1.2km 길이의 녹색 회랑(green corridor)으로 탈바꿈시켰다. 단순한 하수로 복원이 아니라, 환경•도시•사회 세 차원의 통합 전략을 담아 △환경 기억 회복(Reclaim) △일상 통합(Integrate) △활동 활성화(Activate)를 원칙으로 설계됐다.
물리적 공간은 친환경 이동, 생태 복원, 지역 경제 발전을 잇는 복합 플랫폼이 되었으며, 주민 13만여 명이 직접 혜택을 누린다. 공공 미술을 통한 오픈갤러리, 댄스 워크숍, 도시 텃밭 등은 주민 주도로 운영되며, 단절된 일상에 문화와 색채를 불어넣는다. 이를 통해 소외된 공동체는 스스로의 존엄과 자부심을 되찾았다.
이 과정은 참여적 설계와 거버넌스로 추진되었다. 주민 워크숍에서 도출된 비전이 계획에 반영되었고, 민관•지역사회가 함께 장기 유지 관리에 책임을 나눈다.
오리엔테 대로는 단순한 인프라 정비가 아니다. 도시의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정의와 생태 복원을 결합한 모델로서, 전 세계 주변화된 도시 공간 재생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