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회복력 구축 프로젝트는 케냐 무오로토 비공식 정착지에서 주민 주도의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시한다. 핵심은 철거와 재개발이 아니라, 지역의 자생적 특성을 존중하며 점진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참여형 접근이다. 다목적 현관, 전환 가능한 플랫폼, 이중 활용 통로 등 유연한 공간 장치를 도입해 주민들이 생활 변화에 맞게 직접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강제 이주 없이도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공동체의 연속성과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
창조적 해법으로는 ‘전략적 모호성’ 개념을 사용했다. 시장과 광장이 결합된 공간, 세탁과 사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소처럼 다목적 사용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해, 변화하는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모듈형 ‘부품 키트’와 디자인 매뉴얼을 제공해,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집과 마을을 직접 구성하도록 지원했다.
이 프로젝트는 환경 친화적 소재와 빗물 재활용, 자연 환기 같은 기후 대응 설계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소규모 경제 활동을 위한 공간을 포함시켜 주민들의 자립을 돕는다. 주민들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설계의 공동 제작자가 되면서 자기 권리를 되찾고, 도시 사회에서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받는 계기도 마련한다.
이 접근은 케냐를 넘어 전 세계 비공식 정착지에서도 적용 가능한 확장성을 지닌다. 지역 문화와 기후에 맞게 쉽게 현지화할 수 있으며, 점진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재정 부담을 줄이고, 사회적 포용과 회복력을 강화하는 대안적 도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