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코는 디자인을 통해 존엄과 지속 가능성, 회복력을 실현하는 사회적 디자인 단체다. 난민과 이주민, 고립된 여성, 취약한 아동을 위해 꼭 필요한 생존 도구를 만들어 왔는데, 그 중에서도 긴급 요람(bassinet)은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이 요람은 열악한 위기 상황에서도 아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가볍고 설치가 간단해 피난과 이동 중에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재활용 자재와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제작되어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아기에게 안정적인 보호 공간을 제공한다.
아나코의 작업은 긴급 요람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기와 함께 이동하는 여성용 구명조끼, 안전한 혈장 운송 장치, 시각 자료 기반 의료 도구 등 현장의 절박한 필요에서 출발한 다양한 해법을 내놓았다. 모든 과정은 학생, NGO,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이루어지며, 사회적 협동조합과 장인들이 제작에 참여해 단순하면서도 확장 가능한 해법으로 발전한다.
아나코는 매년 전 세계 8개 대학, 500명 이상의 학생들과 함께 공동 연구와 디자인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위기 지역에 1,000개 이상의 긴급 요람과 500세트의 출산 키트를 제작•배포했으며, 이는 단순한 물자 지원을 넘어 돌봄과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활동은 재활용 자재와 지역 생산을 기반으로 하여 환경적 부담을 줄이고 사회적 포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궁극적으로 아나코는 전 세계에 분산형 디자인 연구소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식 공유와 공동체 돌봄을 확산시키고자 한다. 긴급 요람 프로젝트는 그 대표적 사례로, 디자인이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기술을 넘어 생명을 지키고 인도주의적 지원의 미래를 바꾸는 실질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